글자 읽는 건 꽤 잘하지만 ‘쓰기’가 약하다면 알림장 쓰기부터 받아쓰기, 일기까지
걱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초등 입학 대비 쓰기 연습, 이렇게 시작해보세요.
[Step 1] 쓰기 교육의 기본, 운필력 기르기
운필력이란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필기구를 손에 쥐고 쓰는 힘을 말합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알림장 쓰기, 받아쓰기, 가위질 등 운필력이 필요한 활동이 무척 많습니다. 이때 운필력이 부족한 아이는 또래보다 뒤처지게 마련.
아이가 스스로 친구들보다 쓰기 활동에 뒤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쓰기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고, 이는 학습 능력과 친구들과의 관계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어느 정도 운필력을 길러놓는 게 필요합니다.
운필력이 부족한 아이는 힘이 많이 들어가는 연한 심의 연필보다는 살짝만 써도 술술 써지는 색이 진한 색연필을 사용해 글씨 연습을 시킵니다.
이때 빨리 쓰기보다는 힘을 주어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쓰는 게 포인트.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스티커를 제자리에 똑바로 붙이는 걸 어려워합니다.
스티커를 올바른 지점에 붙이는 연습을 하다 보면 손과 눈의 협응력이 발달해 손 조작 능력이 한결 좋아집니다.
다양한 모양을 가위로 정교하게 오리는 연습을 합니다.
색종이에 모양자로 여러 가지 모양을 그린 뒤 하나씩 자르게 하고 오려낸 모양의 테두리를 풀칠하게 끔 합니다.
아이들은 대부분 붙이는 대상에 풀칠을 잔뜩 해놓거나 붙일 것 한가운데 엉성하게 풀칠하므로 꼼꼼하게 칠하도록 지도할 것.
- 가위로 세모, 네모, 동그라미, 별 등 모양을 정확히 오린다.
- 밑그림을 색칠할 때 꼼꼼하게 잘 칠한다.
- 스티커를 잘 떼어서 정확한 위치에 붙인다.
- 모양자를 대고 모양을 제대로 그린다.
- 옷을 입을 때 단추를 구멍에 잘 끼운다.
- 밑그림을 색칠할 때 꼼꼼하게 잘 칠한다.
- 스티커를 잘 떼어서 정확한 위치에 붙인다.
- 모양자를 대고 모양을 제대로 그린다.
- 옷을 입을 때 단추를 구멍에 잘 끼운다.
* 위 항목 중 3개 이상 해당하지 않으면 아이의 손 조작 능력을 더 길러줘야 한다.
[Step2] 쓰기 교육에 도움 되는 놀이 활동
아이가 어느 정도 운필력이 생겼다면 본격적으로 쓰기 연습을 시작해야 할 때. 아직 어린 아이를 책상 앞에 앉혀놓고 글자의 원리를 따져가며 쓰기를 가르칠 필요는 없습니다.
쓰기와 연계되는 놀이로 자연스럽게 글쓰기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도록 해주세요.
아이가 좋아하는 동요나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같이 부르며 가사를 적어보게 해 보세요.
처음엔 아이 혼자 적는 걸 어려워할 수 있으니 부모가 먼저 적어준 다음 아이가 따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익숙해지면 아이 스스로 곧잘 할 수 있습니다.
같이 그림책을 본 다음 아이의 생각을 담은 그림과 글을 표현해보게 합니다.
주인공은 어떤 인물이었는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이었는지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림책의 내용을 되짚어보세요.
그다음 그림과 글로 표현해보게 하는 것. 단 한 줄이라도 아이의 생각이 담긴 글이면 됩니다.
매일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이나 과일 등 사물 이름으로 이행시, 삼행시를 지어 보세요.
문장이 전혀 연결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처음에는 낱말 하나로 문장을 만드는 것에 의의를 두고 점차 적응해가면 각 문장이 이어지는 글을 짓게끔 합니다.
[Step 3] 일기쓰기
초등학교에서 일기 쓰기를 유독 강조하는 이유는 사소한 일상이나 직접 겪은 일을 적는 것이 가장 좋은 글쓰기 접근법이기 때문입니다.
일기 쓰기로 어느 정도 글쓰기 훈련을 해두면 독후감 쓰기, 논설문 쓰기도 한결 수월하게 마련. 저학년 때 일기 쓰기의 재미에 푹 빠지지 못하면 고학년이 되어 글쓰기를 어려워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를 강압적으로 앉혀놓고 일기를 쓰게 하는 것은 금물. 따분하고 지겨운 것으로 받아들여 흥미를 잃기 쉬우니 주의해야 합니다.
아이 스스로 주제를 정해 글쓰기를 어려워한다면 아이가 일기 내용을 불러주고 엄마가 연습장에 받아쓰는 식으로 일기를 함께 써보세요.
아이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장점.
엄마와 함께 체험한 일에 대해 쓴다면 엄마는 어떻게 느꼈는지 이야기를 해주며 아이의 생각과 느낌을 끌어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잠들기 전 아이와 함께 포스트잇에 그날 있었던 일들을 간단히 적어보세요.
인상 깊었던 일이나 즐거웠던 일, 슬펐던 일 등을 적고 느낀 점을 덧붙여 한두 줄 정도로 간단하게 정리합니다. 그중 하나를 골라 일기를 쓰면 됩니다.
의외로 아이들은 일기장에 바로 글 쓰는 걸 부담스러워합니다.
글씨를 예쁘게 쓰는 걸 중요하게 여기는 아이라면 일기를 쓰기 전 연습장에 먼저 써본 뒤 옮겨 적게 하세요.
이 연습장을 버리지 말고 보관해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보면 아이는 자신의 글쓰기 실력이 점점 나아지는 걸 느낄 수 있어 뿌듯해할 것입니다.
[Step 4] 받아쓰기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학기 초에 한 학기 분량의 ‘받아쓰기 시험 문제(받아쓰기 급수표)’를 나눠줍니다.
이 내용 중에서 받아쓰기 시험 문제가 출제되므로 집에서 미리 준비하면 어렵지 않게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시험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 제한된 시간이라는 압박감 때문에 본래 실력을 펼치지 못하곤 한답니다.
그러니 입학 전 받아쓰기 훈련을 미리 하면서 시험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우선 아이가 평소에 읽던 그림책에서 아이의 쓰기 수준보다 약간 쉬운 단어를 10개 정도 정한 뒤 엄마가 10칸 공책에 이 단어를 써서 아이가 눈으로 확인해보게 합니다.
그다음 아이가 여러 번 따라 쓰는 연습을 합니다.
단어 쓰기가 익숙해지면 엄마가 불러주는 대로 써보게 하세요.
이런 식으로 시험 방식이나 분위기에 익숙해지면 학교에서 받아쓰기 시험을 치를 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단, 아이가 100점을 맞을 때까지 받아쓰기를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Q. 맞춤법·띄어쓰기,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맞춤법은 우리말을 표기하는 규칙으로 그 원리는 발음 규칙과 맞물려 있습니다.
따라서 맞춤법과 띄어쓰기 규칙을 무조건 외우기보다 소리와 모양의 연관 관계를 바탕으로 이해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익힐 수 있습니다.
우선 아이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중심으로 귀로 들을 때와 글자로 쓸 때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습관을 길러주세요.
예를 들어 ‘눈사람’이라는 단어를 읽을 때 ‘눈싸람’이 되고, 공룡은 ‘공뇽’이 되는 것처럼 글자와 소리가 다른 것을 찾아보는 식입니다.
또한 평소에 그림책을 읽을 때 단어의 형태를 눈여겨보는 습관을 기르게 합니다.
맞춤법은 문자의 난이도에 따라 순서대로 배워가는 게 효과적입니다.
‘사과’, ‘바나나’처럼 받침이 없으면서 소리와 표기가 같은 낱말을 먼저 배운 뒤 ‘원숭이’ 등 받침이 있는 단어, ‘게’와 ‘개’ 등 모음 소리가 비슷해서 헷갈리는 단어, ‘목걸이’, ‘색연필’처럼 소리와 표기가 다른 단어, ‘넓다’, ‘얇다’ 같은 겹받침이 있는 단어로 범위를 넓혀갑니다.
띄어쓰기 규칙을 아이에게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다양한 문법 용어 등 지식이 있어야 규칙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
먼저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낱말이 어떻게 띄어져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게 하세요.
익숙하지 않은 띄어쓰기는 책에 나온 문장을 그대로 따라 써보면서 띄어쓰기의 감을 익히게 하고, 받아쓰기 연습을 할 때에도 띄어쓰기 단위로 띄어 읽어주면 도움이 됩니다.
1학년 1학기 국어 수업, 이렇게 이뤄져요
2017년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교과서가 바뀌는 첫해다. 새로워진 1학년 국어 교과는 한글 교육을 강화하고 실제 수업 시간도 두 배(1학년 1학기 최소 45차시 이상)로 늘려
배정했는데, 반복 쓰기를 통한 한글 학습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과 놀이를 통한 학습을 강조합니다. 또한 독서교육을 강화하면서 한 학기에 한 권 이상의 책을 수업 시간에 읽을 수
있게 하고 함께 생각을 나누고 글을 쓰는 통합적인 활동의 비중도 높아집니다.
국어 교과서는 학기당 두 권(가·나)으로 이전과 동일하지만 국어 활동은 학기당 한 권으로 통합되어 총 3권의 교과서로 학습하게 됩니다.
1학년 국어 활동 교과서는 한글 읽기와 쓰기를 강화한 워크북 형식으로 수업 시간 이외에 학습한 것을 자기주도적으로 실천, 적용, 연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듣기·말하기 영역에서는 바르고 고운 말 사용을 강조하고, 읽기 영역에서는 글자를 보고
바르게 소리 내어 읽기 등 기초적인 읽기 교육을 진행합니다.
쓰기 영역에서는 실제 삶을 바탕으로 한 의미 있는 쓰기 활동을 제시하고, 문법 영역 중 ‘낱말과 낱말의 의미 관계’는 1~2학년군에서 3~4학년군으로 올라간 반면, ‘낱말의 소리와 표기’는 3~4학년군에서 1~2학년군으로 내려갔습니다.
문학 영역에서는 문학에 대한 친밀감과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다양한 장르의 문학작품을 접하도록 했습니다.
단, 국어를 제외한 수학, 통합교과 등 다른 교과서에는 글자 노출을 최소화할 예정. 일선 초등학교 교사들은 아이가 입학 전에 받침 없는 글자와 홑받침 글자 정도를 읽고 쓸 줄만 안다면 교과서를 보고 이해하는 데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또래에 비해 한글 학습이 더디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말고. 오히려 한글 떼기에 집착하느라 기본 생활습관·학습 태도 기르기에 소홀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 기획-강지수 기자, 사진-이혜원, 이성우
- 도움말-방민희(서울관악초등학교 교사), 엄은경([기적의 맞춤법 띄어쓰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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